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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낚시 초짜짓 프롤로그#.1
    창작 2010. 6. 1. 14:00

     

     

    오래전에 지하방 아니고 반지하방 세들어 살 때 일인데 주인집 아줌마가 날 쫌 좋아라 했다.

     

    "고스톱 칠 줄 알아,와서 광좀 팔아."
    "아,저 돈 없는데..."
    "쩜10원이야. 재미삼아"

    진종일 쳐서 1000원쯤 따서 반찬 값 마련할 무렵이었는데 그날은 광도 팔고 돈도 팍팍 잃어주고 상당히 내가 마음에 드셨는지 내 손을 이끌고 저 멀리 두어 정거장 걸어서 원정 고스톱 길에 나섰다.
    몇 백원 잃어 주고 전통 주부의 손길이 닿은 점심 한 끼 얻어 먹으려고 신나잔아!
    (남이 해주는 밥을 좋아한다.)

     

    "아니,젊은 사람이 왜 그리 눈치가 없어, 한 판 셔"
    "...."
    "절대 고스톱 치지마,온갖 민폐는 다 끼치네..."

     

    원정 고스톱은 그렇게 접어 버렸고 도박은 적성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누가 정선카지노를 가자고 해도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돈은 잃을 수도 있다,하지만 민폐는 사양이다'

     

     

     

     

    언니는 여자 바둑 대회에서 상도 탈 정도로 우리는 체질이 다르다.

    형부와 바둑 서클을 통해서 눈이 맞다가 바둑 두는 사람들 결국에는 포카로 당착하는데 그 때 눈이 맞고 결국 연애 시절 바둑 두는척 하더니 형부 후배와 나까지 4명이서 포카판이 벌어지다.

    엄마의 소원이 딸들 시집보내는 것이니 언니라도 결혼을 해야 내가 편해지기 때문에 도박에 손을 끊은지 오래지만 기꺼이 이 한몸 희생하여 언니를 시집보내자! 마음먹고 포카 들러리 서다.

     

    몇 번 포카치더니 깨달은 바 있어서.

    "포카 안한다고요"
    "처제, 포카치자"
    "네..."

    (희생하자)
    "처제때문에 웃겨 죽겠어,처제는 패 좋으면 지르고 패 나쁘면 바로 죽네"

    (당연한거 아냐)

    "재 단순해" <======================== 언니 왈
    "저 머리 좋아요"
    "아니 그게 아니라 뻥카라는 것도 몰라?,포커페이스말야"
    (이런 사깃꾼들 같으니라고!)

     

    역시 난 도박이 체질이 아니다.
    그렇게 놀림만 당한 보람이 있는지 둘은 결혼했고 그들은 적성대로 일본 유학 시절 빠찡코 환전소 알바를 했는데 1일 천만엔을 교환하는 일을 하게 되었으니 포카로 단련된 솜씨!

    어찌나 손놀림이 빠르시던지!

    물론 난 일본에 놀러 갔다가 여행 경비 마련한다고 대신 알바하다가 며칠 만에 언니 부부한테 짤렸다.
    500엔 더 주면 내 돈으로 5000원 물어주는 일이라서 손해 막급하다.
    (이때도 바보 소리 들었다.살 수가 없다.ㅠㅠ)

     

    피구하면 제일 먼저 공 맞고 퇴장하는 애가 바로 나고,100미터 달리기를 하면 꼴찌는 내 차지이며  각 반 꼴찌끼리 달려도 역시 내가 꼴찌.

    한마디로 스포츠포비아에 고소공포증에 자격지심까지 생겨서 어떤 레포츠도 관심이 없다.


     

    '못하는 것은 좋은데 남들한테 방해는 하지말자'는 것이 내 좌우관으로 정립하다'

     

    잘하는 것을 하면 되잔아!그밖의 것은 거의 잘한다.

     

    사려깊은 좌우관이 결국 내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닐까 지금에 와서야 생각하고 바다낚시에 불타는 집념을 맹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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