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나로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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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창작 2010. 2. 8. 14:08
기다림 진달래꽃을 좋아하고 크리스티나 로제티의 시를 좋아하고 슬픔이 체화되어서 슬픈게 슬픈지도 모르고 외로움이 외로운건지도 모르고 되도록 갈등의 기로에서 돌아 돌아 제발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길 바라면서 사방에 기둥세우고 나를 가두었습니다. 사방에 기둥도 바람도 들어오고 빗소리도 들리고 사식 넣어주는 사람도 있고 어서 나오라고 손잡아주는 사람도 있고 내가 그들을 보기도 하고 그들이 구경꾼이 되어서 나를 훔쳐도 봅니다. 어둠속에서 빛이 들어오면 빛에 끌려 잠시 그 밝음이 감사하여 뛰쳐나가기도 하고 빛이 너무 부셔 가슴이 녹이 슬고 꿰메다 만 상처자국이 터져서 피를 철철 흘립니다. 기둥을 비집고 몰래 숨어 있으면 녹슨 파리한 가슴에 붉은 핏자국도 온몸에 번져 내게 말을 겁니다. 온몸을 동여매면 마치 미이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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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즈버언에 대한 상상미학 (1)창작 2010. 2. 8. 13:01
#.레즈버언에 대한 상상미학 (1) 사춘기때 생일날 시집을 선물받고 시집에서 느낌이 닿는 시가 몇 개 있었는데 특히나 꽂친 것이 에밀리 디킨슨의 "내가 만일" 크리스티나 로제티의 "사랑하는 이여 내 죽거든" 이었습니다. 시집에는 프로필이 간단해서 에밀리 디킨슨과 크리스티나 로제티가 '독신여류시인'이라고 적혀 있고 어릴때부터 독신주의였던 내게 "혹시 그들이 레즈비언이 아닐까?" 하는 즐거운 상상을 했습니다. 기호 식품이 있거나 유별난 취미가 있거나 어떤 것에도 그다지 매니악하지 않은 편이므로 시집이나 책을 돈으로 사는 체질도 아니고 우연히 접하게 된 것에 관심이 생기는 정도일 뿐인데 왠지 그 시의 정서가 내 정서의 흐름과 동일시되었다고 할까... 그 때는 사랑도 몰랐는데요. 어느날 사랑을 느낄 때 에밀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