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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9-11-05 06:10:29
기약은 없지만
빗소리가 투둑투둑 들리면
사방에 빗줄기는 철창처럼 나를 가둔다.
빗물의 철창 틈으로 세상이 보이지만
세상은 얼룩져 보이고
빗줄기가 굵어지고 리듬을 탈 때
사방이 죄어오고 그 안에서 평화롭다.
비가 오지 않으면 너무 적막하다.
빗물의 철창이 보이지 않으면
세상이 그대로 보여 눈을 뜰 수가 없다.
눈물의 철창은 성가시기만 하다.
빗줄기가 미친 듯이 쏟아질 땐
소식을 기다린다.
천둥 벙개는 갇쳐진 내게
손짓한다.
기약은 없지만 온다고...
반드시 또 온다고...
천둥은 방패이고 번개는 창이다.
나의 기사!
호통도 치고 불꽃의 칼날에
세상이 저만치 달아난다...
-20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