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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와 나 그리고 삶
    창작 2010. 6. 3. 16:39
     


    의식을 했을 때 이미 살아 있었다.
    살고 있다는 것을 인식했을 뿐이다.
    의식하기 전에도 살고 있었으나 의식과 동시에 생명을 느꼈고 의식하지 않는다면 삶이 아니다.


    경험이 없으므로 바다를 알지 못했고 알 수 없으므로 바다를 동경하거나 어떤 기대감도 없었으니 내가 바다를 찾은 것은 아니다.
    바다를 의식했을 때 바닷가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다시 정리하자.


    나는 이미 삶에 속했고 삶에 속해있다는 것을 차후에 인식했을 뿐이다.
    바다가 있고 바닷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살고 싶어서 산 것이 아니라 이미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뿐이듯이 즉 삶이 나를 받아들인 것이고 그것을 의식하면서 아직까지 지속적으로 삶에 속해 있는 것이다.



    바다가 나를 수용한 것이지 내가 바다를 원해서 바닷가에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내가 삶을 선택한 것이 아니듯이 내가 바다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삶이 나를 수용하듯이 바다가 나를 수용했고 어느날 바다에 던져져 있는 나를 발견했을 뿐이다.



    도시가 싫어서 도시를 떠나고 싶어했지만 목적지가 바다인지 산인지 계곡인지 또 다른 도시인지 선택한 적도 없고 계획한 적도 없다.
    원하는대로 되는 세상도 아닐 뿐더러 자유 의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삶을 선택할 수 없었듯이 바다도 선택한 것이 전혀 아니란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원하지도 않았던 바다가 미지의 바다가 의외로 내 체질이라는 생각이 들고 내 옷처럼 내 몸에 잘 맞고 편안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바다가 날 부른 것이고 날 수용한 것이다.


    내가 누군가를 그리워하지 내가 나를 그리워하지 않는 것처럼 나는 바다를 한번도 그리워 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바다를 그리워 할 일은 없다.


    살아 있음에 의식을 하듯이 죽으면 의식을 못하는 것처럼 바닷가에 내가 있으니 그 한 묶음을 인식할 뿐 만일 내가 바다 옆에 없다면 바다를 인식할 수 없으니 나만 있고 바다는 애초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 바다는 나의 바다이고 내게 속한 바다이고 내 의식 속에 바다이고 내가 있어야 비로서 바다가 있기 때문에 바다가 나를 원한 것이다.
    그러니깐 바다가 나를 수용하고 싶어했고 그런 바다에 동감했다.


    즉 바다와 나는 일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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