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생뎐,임성한작가의 드라마적 장치가 과연 막장일까?

 



'손님과는 연애를 하면 안된다'라는 부용각의 규율을 어긴 기생의 멍석말이 장면은 무리한 설정이라는 것이다.
기생이나 단사란 아다모가 손님들 앞에서 고액의 팁받는 장면 또한 너무 노골적이라고 불쾌하단다.

사란은 남친까지 부용각에 끌어들여 연애하는데 공평하지 않다고 기생이 지적하자 화란은 행복을 위해서 결혼한다면 축하할 일이나 손님과의 연애는 금지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50대남과 밖에서 은밀히 여러번 만났다는 것은 연애가 목적이 아니라 거래였다는 암시다.
매를 더 맞더라도 부용각에 남아있기를 원했으니 순수한 연애였다면 추방당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을 것이다.
부정한 짓에 대해 적나라하게 표현하지 않았지만 부용각의 명의를 이용하여 부수입을 얻고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예측할 수 있다.
기생집이나 요정,룸사롱이나 매한가지로 인식되기 쉽상인데 부용각의 이미지와 전통을 지키려고 엄격하고 공정하게 벌로 다스리는 장면에서 멍석말이의 등장은 전통을 고수하려했다는 선에서 받아들인다.

팁받는 장면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 정서를 해치는 것이고 부정행각에 대한 표현은 생략되었으니 그저 드러나는 장면만 보고 무리수라고 우기는 것은 의미를 생각지않는 트집잡기에 불과하다.

금강산은 손자에게 아들이라는 확신이 든다면서 유전자검사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데 자식이 상처받을 것을 염려하는 부모의 마음이 잘 표현되었으며 손자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장면은 감동적이었다.
전날 유전자검사를 받자고 했기때문에 병원이 나올줄 알았다가 의외의 반전은 신선하면서도 드라마를 보는 묘미다.

영어강사 마이클 블렁크는 화란모와 대화 중 "왜 결혼안하냐?"고 하니 "이전에 셋방살때 주인집 두째딸과 연애하다가 스님이 되었다"고 하며 작가의 전작 보석비빔밥에 출연했던 카일의 캐릭터가 그대로 연결되니 유쾌하지 않은가?
연기를 썩 잘했지만 외국인의 한계상 배역이 제한돼나 자신이 기용했던 연기자에게 애착을 갖는 모습이 종종 나온다.

예능에서 김갑수가 죽는 역할이 유독 많았다고 하면서 "되도록이면 오래 살다 죽는 역할이었으면 좋겠다","굳이 죽어야 한다면 회상신이라도 많이 나오게 해달라"고 작가들에게 부탁한 적이 있다.
회상신이나 사진이라도 나오면 출연료가 지불된다고 하니 센스있는 멘트가 웃음을 주면서도 고령자 역할을 주로 하게 되는 조연급 연기자의 애절함이 묻어난다.

 

비중있는 역할을 맡아 살판난 지화자!

이숙이 이전 드라마에서 어이없이 죽자 개그프로그램에도 출연할 정도로 인기가 올랐으나 불필요한 설정이었다고 말이 많았다.
드라마의 포커스가 옮기면서 점차 비중이 줄거나 불필요해진 연기자를 퇴장시킬 때 양념역할을 톡톡히 한 연기자를 위한 작가의 배려다.

'꿈은 잠재의식의 예지적 활동'이라고 하듯이 불가능한 상황을 꿈이나 상상을 통해서 연출하면 극중 인물의 심리파악에 효과적이고 전개가 궁금해지며 대사로서 감정을 처리하는 것보다 영상으로 전달하는 메세지는 더욱 자극적이다.

다모는 사란과 결혼을 전제로 할 때 스킨쉽을 약속했으므로 욕구를 억제하나 꿈속에서 키스하며 깨어나니 미워하던 강아지와 입맞춤하는 장면에서는 배신당한 경험이 있는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을 유도하니 임작가 매니아가 되는 것이다.
공주의 꿈속에서 손자의 식스팩에 빨래하는 장면에서도 누나 동생 관계이지만 공주의 무의식이 반영된 것이며 앞으로 연인 관계로 진전을 예측할 수 있다.
근사한 근육을 노출하므로 신인인 손자도 띄워주고 화제도 되니 부수적인 효과도 만만치 않다.
관계들이 이리저리 엮여 있어 가족 관계가 복잡한 편인데 연기자 입장에서는 역할분담이 많아지니 누구 하나도 소홀한 배역이 없다.
금강산네 유학간 아들은 유령인간으로 존재하며 혹시 언젠가 등장하지 않을까? 기대해보는 것도 드라마속에서 '숨은그림 찾기'하듯이 스릴있다.

임성한 작가는 다른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여러가지 독특한 장치들과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데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작가적 상상력과 계산된 작중 의도등 그 치밀한 구성이 시청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매우 중독적이다.

근시안적인 시각과 닫힌 사고력 편협한 자신의 한계를 드러내고 싶어 환장하는 사람들은 임성한 드라마를 이해하지못하며 무리수가 심하다고 하는데 그렇게 '수'가 안보이니 참 답답하겠다.

누굴 탓하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