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소재로서 '출생의 비밀'은 베스트셀러다.

 


드라마 소재로서 '출생의 비밀'은 베스트셀러다.

 

드라마의 소재로 '출생의 비밀'은 마치 대중가요에 사랑과 이별이 들어가지 않으면 가사를 만들 수 없나 할 정도로 불가피한 소재가 되어버렸다.

'출생의 비밀'을 자주 차용하는 첫 째 이유는 무엇보다도 드라마속 인물들의 긴장감과 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장치로서 극적 효과를 높여주며 비밀로 엮어놓고 풀어내면서 시청자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쉽다는 발상에서 비롯된다.

 

공감하기 쉽다는 것은 점차 이혼률이 높아지고 전통적인 가족상이 해체되며 분열과 결합을 반복해서 엄마가 둘인 가정이 늘어나니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가정이 실제 많다는 현실을 반영한 결과가 둘 째 이유일 것이다.

계모의 등장은 '콩쥐팥쥐'전부터 있었으니 '출생의 비밀'은 역사나 전설이나 신화를 막론하고 가족의 그늘처럼 존재하며 비밀이라 불문이었으나 현재는 비밀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고 엄마가 둘이 아니라 셋쯤 돼야 비밀이 되는 시대다.

전통적인 가치관이 변화되는 만큼 미혼모를 수치로 여기던 시대는 지났고 여성의 자립으로 의지로서 싱글맘이 되는 양상이니 싱글맘도 인정하는 사회가 도래되었어도 또 다른 이유로 금기시하는 출생의 비밀은 여전히 숙제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출생의 비밀'이 넘쳐나므로 드라마의 소재로 '출생의 비밀'의 빈번한 등장은 트랜드가 아니라 드라마가 존재하는 한 '출생의 비밀'을 팔아야 장사가 되듯이 성경처럼 '출생의 비밀'이란 소재는 베스트셀러인 동시에 스테디셀러인 것이다.

성경에서 여자가 남자의 갈비뼈로 만들어졌다는 어이없는 탄생 스토리에서 창세되는 것을 보면 비밀스러운 출생은 출생과 더불어 항시 존재한다.

소설이나 만화나 영화보다도 드라마에서 '출생의 비밀'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드라마의 속성상 출연자가 한정되어 있으므로 가족을 소재로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점이 세 째일 것이다.

드라마는 유독 이웃과 친밀하고 인연에 한계가 있고 우연도 겹치고 캐릭터의 관계가 복잡하게 엮여서 이야기를 엮어낸다.

왠만큼 살면 자매끼리 각 방을 쓸 수 있는 상황에서도 한 방을 사용하거나 결혼해도 분가보다는 대가족이 등장하고 대체로 환경이나 인적 구조의 변화가 유동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
대화로서만 극을 전개시키고 지속적으로 에피소드를 만들어야 하니 캐릭터끼리 충돌해야 하는 상황을 쉽게 연출하기 위해서 한정된 공간이 필요하고 친구이면서  친척이거나 한 캐릭터가 여러가지 역할을 소화해낼 수 밖에 없다.

다소 억지 설정이라고 하더라도 드라마의 구조적인 문제이므로 드라마적 한계를 수용하면서 흔하지는 않지만 있을법한 일을 설득적으로 시청자에게 공감을 유도하는 과정이나 드라마가 전달하는 메세지에 따라서 완성도가 높은 드라마인지 평가해야 할 것이다.

드라마가 가족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엮기 쉬운 경제적 구조가 요구되므로 현실과는 다르게 재현될 수 밖에 없으므로 파생될 수 있는 요소들을 본질을 외면한 채 막장 운운하는 것 자체가 무작정 트집잡기에 불과하다.



'출생의 비밀'이란 소스는 다른 소스보다 레시피의 확장과 재생산하기 쉽다는 것이 네 째 이유로서 진부한 소스라도 진보적이며 매우 드라마틱하기 때문에 홈드라마에 적합한 소재인 것이다.

'드라마이기때문에'라고 생각하면 간단한 것을 이미 보편적인 소재로 막장 운운하는 것이 더 구태의연하고 드라마적 구조나 사회적 현상에 대한 이해 수준이 막장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