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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펜션에서 일벌과 한 때...
    창작 2010. 4. 14. 13:01
     


    며칠 전 개업식을 한답시고 본 것은 있어서 고사를 지내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고사를 지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고 느껴졌다.
    지인들을 불러야하는데 서울시 근교라면 모를까?
    기름 값들여 안면도로 내려오라고 하는 것도 그렇고 아무리 공짜 숙박해준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부조금을 준비할 터라 부담 백배일 듯 싶었다.


    주변 동네 분들에게 떡이나 돌려야겠다고 맘먹고 이쁘고 봉사를 즐기는 동생 두 명만 부르고 너네는 떡돌리는 임무니 꼭 오라고 당부했다.
    몇 가지 준비할까 하다가 기분만 내면 됐지 이하생략하고 우리끼리 숯이나 피워 고기 구워먹고 술이나 마시자 했는데 재밌는 것이 청순글래머양이 직장 다닐 때 간식거리로 사왔던 그토록 맛있다고 감탄했던 순대를 사가지고 왔다.
    그날에 대학생mt 단체를 받았는데 그 들이 막걸리를 몇 병과 목삼겹살을 적당껏 두고 갔다.
    떡과 순대 목삼겹살 막걸리 몇 박자가 우연히 집합해버리니 순대를 돼지 머리로 치고 신기하게도 더 이상 돈 들 일이 없다.


    손님들이 가끔 소주나 맥주를 두고 가던데 그날따라 막걸리라니 왠 횅재!
    하늘이 도와도 너무 돕는거 아냐?


    시골에서 가장 높은 분 이장댁과 고객이 넘쳐나면 고객을 넘겨준다는 잘나가는 펜션댁과 시트콤에서나 볼 수 있는 순박하고 엉뚱해서 마음이 편해지는 이웃 팬션댁에만 손수 돌리고 봉사쟁이 두 아가씨에게 인근 펜션이나 식당 모텔에 떡돌리라고 지명했으니 우리의 고사는 그렇게 끝났다.


    잡다한 재주와 재능은 주시고 미모는 허락치 않았다고 투덜대는 동생한테는 led보드 설치하라고 했더니 형광펜으로 방포바다 펜션 이벤트와 어울리는 바다 느낌 물씬나는 일러스트를 멋지게 표현해주었다.
    수성펜이기때문에 좀 말라야 하는데도 성질 급해진 나는 어여 불켜서 반짝이는 네온 빛에 물 든 우리의 방포 이미지를 내다 걸기를 독촉했다.
    아 역시 주르르 표시 안나게 흘러버린 물감~


    바닷가 바람이 꽤 쎈데도 불구하고.
    "폭죽 팔앗!"
    "넌 장사가 참 체질이닷!"
    감탄만 하고 빙글빙글 웃기만 한 난 마냥 흐믓하다.
    "숯불 펴!"


    앞에서 설칠 때 뒤에서 마무리해주는 동생은 숯불에 고기굽고 이웃에 맛있는 김치도 얻어놓고 밤 10시가 다 되어서 손님이나 먹는 숯파티를 구경만 하다가 우리가 주인이 되어 그 자리에 앉게 되었다.
    여자 4명이 나이가 다르지만 어쨌든 각자의 사정으로 싱글즈니 도시를 벗어나서 이렇게 1박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불가사리 어떻게 그려?"
    "그건 별이잔아,불가사린 끝이 꾸부려졌어"
    "폭죽 판 것보다 서비스가 더 많아"
    "떡만 준비했는데 어찌 술,고기,순대,김치가 제멋대로 모이냐?"
    "실장님 말대로 될 집은 어떻게든 되잖아"
    "어, 내가 운이 좀 따라.내가 사람을 원하면 사람이,기회를 원하면 기회가 온대,운칠기삼이 맞다니깐"
    "바닷가에 어울리니 내려와서 장사나 하셔,여름엔 수영복이나 티도 팔고 ㅎㅎㅎ"
    "청순글래머양은 결혼하면 부녀회장이 꿈이지?봉사를 좋아하니,내가 멋진 남동생이 있었다면 올케 삼고 싶다니깐"
    "모텔에 떡돌리러 갔더니 모텔 주인이 자주 놀러오래요.아무래도 노래방 도우미하라고 할려나봐"
    "그래,노래방 도우미라~,내가 떡돌릴걸"
    "노래방 도우미는 아무래도 노래 쫌 하는 내가 낫지 않겠어요"
    "노래 잘하는게 대수가 아냐.내가 불러야 사람들이 좀 웃어 ㅎㅎ"
    "니네들은 일벌이야,애인하고 오면 꿀벌,손님 모시고 오면 여왕벌..."
    "열심히 도왔더니 일벌이 뭐야? 너무 해"
    "일벌들 수고했어. 나 졸려 자자 어?



    아침 식사를 꼭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건만 전화가 와서 부시시 일어나 받았더니 콜택시를 부르란다.
    이제 그들은 돌아가야 할 때.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다니 미치겠다!
    콜택시를 부르고 그들은 돌아갔다.


    봉투가 있다.
    "방값이래요"
    "왜 이거 받았어,이럴까봐서 떡 돌리러 부담없이 오라고 했더니..."
    "처음이니깐 그래야 장사가 잘 된다고 엄마가 그러더래요."


    이럴까봐서 너네 일벌이라고 했잔아.

    방포바다펜션
    주소 충남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339-435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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