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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열패밀리는 '인간의 존엄성'을 증명하지 못했다.
    tv/스타 2011. 4. 29. 18:20




    김인숙의 '인간의 증명'에 치우쳐서 공회장의 비인간적인 면모를 키워버리는 패착을 두다!

     


    로열패밀리는 일본 소설 모리무라 세이치의 작품 '인간의 증명' 을 모티브로 하고 '재벌'이라는 흥미진진한 소재와 탄탄한 연기자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미숙한 대본의 취약점만 드러낸 채 짜집기식의 스토리 전개로 시청률과 관계없이 실패작이다.


    김인숙의 아들은 한 두번 얼굴만 비추다가 실종되어버렸고 세 째 아들내외도 언제부턴가 드라마 중심에서 빠지다가 마지막회에 마지못해 촬영한 느낌이었다.

    중간에 아들을 불러들인다고 했다가 사정상 못온다고 하며 세 째 부부도 극의 흐름과 상관없이 미국으로 보냈다가 다음 편에 등장할 듯 하다가 끝자락도 보이지않는 채 대사로 처리하는 등 실수 연발이다.
    제대로 활용치못해서 병풍이 되고 만 성난 연기자들이 출연 거부라도 한 느낌이랄까,정작 필요할 때는 그들이 촬영을 거부했을 듯 속사정이야 모르겠으나 마지막으로 갈수록 산만해진 느낌이다.


    아들 역을 맡은 동호의 신선함을 잘 살려서 버려진 조니와 로열패밀리로서 성장한 아들을 대하는 김인숙의 이중성을 표현하거나 조니를 무시하는 만큼이나 되려 아들 병준에게 무시받는 장면을 대비시켜 삶의 복불복을 조명하는 것도 의미있을 듯 싶다.

    세 째 며느리,서유정의 코믹한 연기력은 무거운 정가원에 양념 역할하기에 충분하고 첫 째 며느리와 김인숙 사이에서 갈등을 조성하며 '며느리의 난'을 부채질하거나 후계자 조현진을 자극시켜 사건 유발의 인물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연기자인데 활용치못한 점이 아쉽다.


    또한 '인간의 증명'이라는 기획의도조차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김인숙의 '인간의 증명'에 치우쳐 공회장의 비인간성인 면모를 불필요하게 강조해서 인간이라면 존재하는 선악의 양면을 표현하기보다는 선악구도로 대별시키니 작가가 원작 '인간의 증명'을 이해조차 못한 것은 아닌가 한다.

    책을 읽은 적도 없고 읽을 생각도 없으나 '인간의 증명'을 철학적으로 사유할 때 제목만으로도 원작가가 인간의 존엄성을 주제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충분히 간파한다.


    '인간'은 특정한 인간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동물과 구별되어지는 '생각하는 인간'이라면 그 누구도 존엄하며 가치가 있으며 세상이 손가락질하는 파렴치한이라도 죄를 인정하고 반성한다면 인간으로서 구원을 받을 수 있다.
    '인간의 증명'과 구원이 핵심인데 난데없이 돈만큼이나 그들의 명예가 소중한 로열패밀리의 꼭지점 공회장이 사람 죽이고 어디 구원이라도 받을 것인가?
    '인간의 증명'이 달아났다.


    대대로 로열패밀리의 혈통이라면 기업과 가문을 지키기 위해서 본의아니게 악행을 저지를 때라도 최소한의 명분이 필요한 것이고 그들이 말하는 로열다운 '룰'에서 체면과 품위를 지켜야 한다.

    이전의 K가 아닌 JK 가문의 한 사람으로 사회적으로도 명성과 덕망이 알려진 김인숙으로서 JK그룹 경영권을 목표로 하고 공회장에게 도전장을 내밀었을 때는 그에 걸맞는 대우를 해줘야 로열패밀리로서의 체통이 서는거다.
    기껏 김인숙의 '진술서'가 세상에 알려질까봐서 벌벌 떨어 로패가 아닌 보통 사람의 가치 기준과 반하던 그 가식은 던져버리고 세상 모르게만 한다면 로열패밀리의 혈통을 고수한다는 것인지?
    쟁취가 오직 돈때문은 아니고 이유가 뭐냐고 물었을 때 18년간 잃어버렸던 인권을 회복하겠다고 나섰다면야 더더군다나 인간대 인간으로서 진검 승부를 해야만 했다.
    그러나 공회장은 김인숙의 죄질보다 더 악랄하게 킬러를 고용하니 이를 눈치 챈 딸은 "오빠들은 엄마를 무서워하지만 저는 아직까지는 존경해요.그때문에 절 후계자로 정한것 아닌가요? 로열패밀리라면 어떤 순간에도 자부심을 유지해야 하잖아요"  한다.
    그러나 JK 경영권을 방어하지 못하고 끝내 김인숙에게 넘겨줘야만 했던 공회장은 실패를 인정하는 동시 쇼크로 쓰러지고 격심한 자괴감으로 딸과의 약속을 잊은 채 김인숙을 처단하기 위해서 김변에게 킬러를 준비시키도록 명한다.
    김인숙의 존엄성을 증명하기 위해서 공회장의 존엄성은 땅에 떨어졌으며 그렇다면 '로열패밀리'를 통한 '인간의 증명'의 대전제는 아무 의미도 없게 되며 김인숙 역할을 맡은 염정아도 주인공으로서의 역할을 십분 살리지도 못하는 것이다.


    대개 사람들은 아무리 못된 성품이라 하더라도 극한 상황이 아니면 인간 이하의 행동은 하지 않으나 김인숙은 불우했던 환경과 여건에다 악운이 겹쳐서 인간 이하의 삶을 살다 인생역전이 가능했으나 지난한 역경속에 몇 가지 미스터리가 존재한다.

    한변이 김인숙의 과거를 파헤칠수록 밝혀지는 비인간적인 삶과 행위들로 역류하면서 천사로 규정했던 김인숙의 정체성에 의심을 품는 순간 무한한 신뢰감은 배신으로 돌아오며 한변 자신의 정체성까지 위협받는다.



    '어느 누가 성공과 욕망때문에 아들을 죽이는가
    ?'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은 엄마로 인정하고 보호하기 위해서 멀리 떨어져서 자살하는데 한변의 직관은 이 사실이 김인숙의 '인간의 증명'을 밝혀내는 열쇠라는 것을 알면서도 인과관계가 잘 설명되지않는다.

    (지난편에서 언급했으므로 패~스)


    차라리 첫 째 아들이 김인숙을 살해하려고 했다면 공회장의 모성애로서 아들의 죄를 대신 받는다든지,경영권을 뺏긴 후계자 딸이 김인숙에게 도발한다면 딸대신 무릎을 제대로 꿇어서 김인숙의 폐부를 쑤신다던지 해야만 했다.

    아니라면 공회장이 킬러를 고용할 때 김변이 공회장의 주검을 지키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명에 거부해서 공회장의 존엄성을 지켜주는 식으로 처리해야 로패는 유의미하다.
    결국 김인숙은 JK 회장직을 차지했으나 '로열패밀리'에 대한 열패감을 느끼며 조니를 잃은 댓가의 허무함과 자괴감으로 자수하며 한 변이 김인숙이 인간이었음을 증명하는 식으로 처리했어야 기획의도와 맞아 떨어진다.


    시청률의 압박때문인지 작가가 여럿이라 논의가 불충분했던지 기획의도도 죽여가면서 갑자기 아수라백작을 능가하던 김인숙을 천사표로 공회장을 악마표로 양분화시켜서 극의 개연성도 떨어지고 가면속의 내면을 제대로 소화했던 염정아의 화려한 액션가면을 벗겨버려 매력도 반감시키고 시시한 드라마로 전락시키고 말아야했는지 속성 졸작이 되어버렸다.



    한변과 조현진의 러브모드를 조성하면서 한 편으로는 한변의 인간적인 면모는 김인숙을 향해 실존적이고 다양한 캐릭터의 변주곡을 살렸더라면 '로열패밀리'에 더욱 공감했을 것이다.

    한변에 대한 김인숙의 애정을 좀 더 모성애적으로 처리하는 쪽이 설득적이며 김인숙을 향한 엄집사의 인간애보다 연모에 촛점을 맞췄더라면 첫 째 며느리와의 질투와 욕망사이에 갈등 구조가 보다 내밀하게 전개되며 '며느리의 난'의 완성도가 높아질 수 있다.
    '저거 치워'로 공회장이 인기가 좋다고 해서 중심축을 공회장으로 잡아간 것이 스토리에 한계를 드러내고 가족 구성원을 잉여로 만들어버린 것은 아닌가?



    마성의 캐릭터 김인숙의 이중적 표정이 언제부턴가 일관성없이 흔들려서 개성도 사라지고 한변이나 엄집사에게 징징대는 나약한 K로 돌아가니 JK경영주로서의 위엄도 사라지고 카리스마도 뭉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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