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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를 통한 트라우마의 비극
    삶/신경증 2010. 2. 7. 14:13

    인상 깊게 본 영화가 있다면 '그 후로도 오랫동안'입니다.


    마치 내면세계를 반영한 듯 내 의식의 전개가 그대로 표현되었기 때문에 잊혀지지 않는 영상으로 기록되어 있고 결코 극복되지 않는 나의 트라우마와 이 영화가 함께 할 것입니다.

    주인공의 트라우마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고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도 제시되지만 주인공의 오해와 질투로 트라우마의 한계가 어디까지 비극적일 수 있는지 참담합니다.
    타인에게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방법을 제시해줄 수 있어도 내문제가 된다면 나의 트라우마는 답도 거부하고 내 몫으로 죽어서나 없어질 것인지...
    윤회가 있다면 트라우마도 거듭되지 않을까하니 삶에서 풀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 품에 안기도 전에 여자는 몇 명의 깡패에게 성폭행당하고 여자의 남자는 결박당한 채 치욕스럽고 여자는 자신을 지킬 수 없었던 남자의 무능함에 분노하고 수치심에 유학을 갑니다.

    7년이 지나서 여자는 돌아오고 인기 학원 강사가 되지만 밤에는 방탕한 이중생활을 하는데 외모가 출중하여 치한에게 자유롭지 않고 성폭행 당했을 때 지켜주지 못했던 애인에 대한 보상심리로 그녀를 구출해주는 남자하고 막무가내 섹스를 합니다.
    남주는 검사가 되지만 치한을 처벌하기에는 공소시효가 지났고 꾸준히 그들을 추격하면서 사격연습을 하고 여주를 미행합니다.
    여주를 흠모하던 학원생이 그녀와 데이트하다가 치한으로부터 구해주는 사건 뒤로 섹스를 하고 순수한 학원생은 여주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착각하고 따라다니는데 이유 없이 섹스를 즐기는 듯 보여지는 여주를 이해할 수 없고 상실감과 절망감으로 여주를 연극에 초대하고 극중 자살하는 장면에서 실제 칼로 자살하면서 여주에게 원망의 시선을 보냅니다
    (죽지는 않은 듯함)


    그 장면을 목격한 여주는 충격과 함께 사랑 없는 섹스가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주고 비극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미친 듯이 춤을 추다가 치한에게 당할 뻔 할 때 백마 탄 흑기사 등장 합니다

    "치한에게 일부러 당하고(?) 구출 받고 잠자기"프로젝트는 남주를 의식한 행동이었는지 많이도 자는데 백마 탄 흑기사라고 별다르겠습니까?
    섹스 할 때 레너드 코헨의 "I'm Your man" 가 흐르고 유일하게 몇 번을 샀던 시디입니다.

     
    흑기사는 여주에게 '섹스는 성스럽고 아름다운 것이고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해주는 경건한 의식'이라고 표현한 것 같습니다.

    사랑을 배제한 섹스만으로도 마음이 통한다면 진통을 겪고 다른 세계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꼭 치러야 만 할 '통과의례'인 것입니다.
    게다가 여주인공은 잘못된 섹스를 통해서 트라우마가 생겼으니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는 섹스가 치유제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사랑해야 섹스 할 수 있다’라고 여기는 남주의 질투와 분노가 비극을 부릅니다.
    그간은 의미 없는 원나잇이었지만 흑기사와의 섹스는 진지했고 여주가 사뭇 행복해 보였으니 실연의 아픔을 비로소 느끼고 그녀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의 트라우마’로 인해서 양아치를 처치하고 흑기사에게 방아쇠를 당길 때 흑기사대신 여자가 맞고 죽습니다.
    남주를 향해서 "오해야. 사랑한 사람은 오직 너 뿐 인데.이제 널 이해하게 되었는데" 이런 느낌이랄까!
    남주가 자살했는지는 기억나지 않고 여주와 한 번도 자지 않은 것은 분명합니다.
    (별놈하고 다 자는데 말이죠.ㅎㅎ 여주는 강수연 남주는 정보석 흑기사는 김영철)


    여주에게는 흑기사가 그녀의 트라우마를 치유해주고 극복되어졌지만 남주의 트라우마를 치유해줄 수 있는 흑기사는 그녀의 사랑이 동반한 섹스였을 것입니다.

    남주가 한 템포만 느렸어도 주인공답게 사랑하는 연인들끼리의 성스러운 섹스의 의식이 있었을지도....



    트라우마는 원인이 있고 유독 심약한 자들이 받는 상처이고 그 상처를 입은 사람으로부터 누군가가 또 상처를 받고 극복되지 않는 한 자신과 자신의 관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렇게 트라우마는 재생산되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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