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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철수의 무릎팍도사 출연은 카이스트를 겨냥한 것이었을까? (카이스트)
    시사 2011. 4. 9. 02:38



    카이스트는 천재들의 일상을 소재로 한 드라마의 영향 탓인지 다른 대학에 비해서 예민하고 자유로운 천재들의 특별한 영혼이 이상과 낭만,꿈에 대한 열정이 살아 있는 '대학의 파라다이스'로 각인되었다.



    잇따른 자살 기사를 봤어도 내용은 보지도 않고 카이스트의 특수 상황이려니 하고 관심도 없다가 4번 째 자살 기사를 보고서 원인이 궁금해졌으며 카이스트에 대해 대단히 착각했다는 것을 알았다.
    전문가들의 진단은 자살 원인을 지나친 경쟁 시스템을 문제로 삼았고 100% 영어수업과 '징벌적 수업료'부과제도(차등등록금제)때문이라고 한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제도가 말만 들어도 사람잡겠다 싶다.


    서바이벌이 대세라고 기성가수조차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논란이 되더니만 대학조차 서바이벌이 적용되어 학생들을 평가하고 있었다니 낙오자가 되지 않으려고 벌벌 떨고 있는 학생들이 연상된다.


    카이스트를 선택하는 이유중에 하나는 등록금이 면제라는 것일터 다른 대학을 선택하는 학생들보다 부모의 경제적 사정에 민감하다는 것이다.

    장학금타기 위해서 대학의 레벨을 낮추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억울한 상황이지만 자신의 형편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
    장학금때문에 원치않는 대학을 갔지만 놓쳤다 하더라도 열등생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카이스트의 경우에는 수업료 전액 면제인줄 알았다가 뜬금없이 수업료를 내게 된다면 열등생으로 전락할 뿐더러 부모가 받을 충격도 학생이 감당해야 한다.
    일반 대학에서는 수업료 내는 것이 정상이지만 카이스트에서는 수업료 내는 것이 비정상으로 인식되어 있는데 천재라고 칭찬만 받던 자신이 갑자기 낙오자가 되었을 때의 스트레스는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가히 짐작된다.


    자살한 4명 중 1명만 수업료를 냈고 3명은 징벌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자살 원인이 경쟁시스템에 기인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발언은 더 가관이다.


    '나가수'에서 재도전의 기회를 주자고 한 동료가수들이 김건모가 탈락해야 안전지대가 되지만 왜 전부 동의했을까?

    동료의식이 작용해서 재도전 때도 김건모가 떨듯이 다른 가수들도 스트레스와 긴장의 연속이었다.
    출전하고 싶지않지만 기획사와 식구들때문에 떠밀려 출전한 가수도 있듯이 카이스트 학생들 또한 학점에 실패하면 부모에게 부담을 줘야 하는 상황때문에 당장은 수업료 면제라 하더라도 징벌당한 친구를 보는 것만으로도 고충이었을 것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수업료가 면제지만 공부안하는 학생에게까지 국민의 세금을 남용할 수 없기때문에 징벌제를 적용한다는 말은 곧 학점에 실패한 학생에게는 국민의 죄인 취급하는 것이 아닌가?


    자의식이 강한 학생들에게 낙오자이며 불효에 죄인 취급까지 하는 '징벌적 수업료'로 인한 심적 부담감은 친구들에게 하소연할 수도 없는 사정이 생겨버린다.

    상대적 평가가 적용되어 오늘의 친구가 '너죽고 나살기'할 수 밖에 없는 경쟁 대상이니 서바이벌에서 살아 남으려면 내가 이기든지 니가 지거나 실수하기를 바래야 하는 적일 뿐이니 서로 떨고 있으면서도 손도 잡아줄 수 없다.
    공부벌레들이 검투사까지 되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았을 때 낙오자가 되지 않았다고 승리에 도취하기만 할까?
    차라리 낙오자가 되면 '나가수'의 정엽처럼 해방감과 학점 실패에 대한 면역력이 생기지만 '살아남은자의 슬픔'이 그들을 지배하는 이상 자살 충동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무한경쟁시스템과 효율성을 강조하는 성과제도를 도입한 서남표 총장의 개혁정책은 학생을 재물로 삼고 실패를 인정했다.

    꼭 소를 잃어봐야 외양간을 고칠 정도로 천재를 지도하는 천재급 교수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의심이 든다.

    어이없는 개혁정책에 동조한 교수들에게는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이 없는 것인지?
    왜 그들은 지켜보고만 있었는지?
    그들 역시 재물이 된 학생들에게 자살방조죄를 적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


    '대학의 파라다이스 카이스트'로 인식했으나 드라마도 잊혀질 쯤 더욱 착각한 계기는 몇 년전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안철수 교수의 영향 탓이다.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경쟁의식이나 효율성이 아니다.정말 자기가 재미있고,의미있고,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효율 측면에서만 따진다면 나는 비효율적인 인생을 살았다" "효율이나 성과만을 따져 성공을 판단하는 시각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영혼이 있는 승부'를 권하고 싶다." "실패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그 사회의 경쟁력이 결정된다. 외부적인 요인으로 실패한 사람에게 기회를 계속 주는게 바로 실리콘밸리의 힘이다....실패한 기업들의 단면을 뒤돌아봐야 한다."


    당시 안철수 교수의 발언은 몇 번이나 재방해줄 정도로 인상적이었고 무릎팍도사의 위상까지 높여주며 실패하고 낙오자의 심정으로 위축받던 국민들에게 재도전하고 싶은 용기와 희망을 주었다.


    안철수 교수가 재직한 카이스트야말로 개인의 창의력을 존중하고 우리 나라에도 실리콘밸리의 꿈을 실현시켜주기 위해서 천재들이 자유롭게 연구하고 훌륭한 지도자를 양성하는 대학으로 인식되어졌으며 낭만적었던 드라마가 오버랩되면서 카이스트에 대한 환상은 날개를 달았다.


    갑자기 예능에 출연해서 주옥같은 메세지를 전달한 안철수 교수의 의도는 '실의에 빠진 국민 대상이 아니라 병들어버린 카이스트와 서남표 총장을 겨냥했던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안철수 교수는 이번 학기가 끝나면 서울대로 이직하는데 카이스트 학생의 잇따른 자살과 맞물리는 것을 보면 '삶에 대한 철학과 교육관'이 아무리 외쳐봤자 실현되지 않는 좌절로 인해서 카이스트를 포기한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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