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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우미 없는 배에서 따 극복하기.마검포항 #.3
    창작 2010. 5. 18. 17:40

     
    고객이 예약을 하면서 가까운 곳에 바다낚시할 만한 곳을 소개해달라고 했는데 이전에도 다빈사랑님에게 조언을 구했다.


    결국 배를 빌리지 않아서 수고만 한 다빈사랑님께 미안하기만 해서 수고를 덜어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유선사를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정원호 선장님의 전화 번호를 알려줬고 정원호와 예약자를 연결시켰으나 그들이 배를 빌렸는지 어쨌는지는 몰랐다.

     

    충남권이고 도우미니깐 낚시에 관한 총체적인 것에 협조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당당하게 생각하지만 얼굴도 못뵙고 이러는 것 쫌 아닌가싶다.ㅠㅠ

    대절 버스에 아이들 손잡고 엄마들만 내렸고 아빠들은 낚시하느라 한참 있다가 온다고 하니 그제서야 그들이 배를 빌렸고 마검포항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목항, 안흥항, 방포항, 몽산포는 알겠는데 어디서 튀어나온 마검포항이람!

    게시판을 보니 마검포항이 눈에 띄고 일요일에 출항한다 하지 게다가 회비도 없단다.

    횡재다!

     

    다빈사랑님도 리플에 매달려 반갑고 주최자에게 문자를 보낼까말까 망설이다가 (왠지 뻔뻔한 듯 해서) 한참 후에 보냈더니 자리 다 찼고 만일 공석이 생기면 연락하겠다고 문자가 도착했다.

    '왜 오지 말라고 하니깐 더 땡기는거야?'

    '공석이 생기면 연락주세요. 방포항이라서 가까우니...‘

    솔직히 기대치 않았고 오라고 해도 문제인 것이 장비도 없지 그 중요하다는 모자도 없단말이지!

     

    폭죽에 바비큐 파티를 해서 청소하고 대개 1~2시쯤 자는 편인데 그 날따라 잠이 오지 않더니 뜬금없이 문자가 도착했고 '닭'님이었다.

    새벽 3시 30분에 없던 자리가 생겼다고.

    이 시간에 깨어서 문자를 받았다는 것은 하늘의 뜻이라서 정말 가야만 하는 것이다. 그치?

     

    '음! 낚시대를 어디서 빌려야 하겠네!'

    이제 자자.

     

    '어! 출항 시간이 5시 30분이라고?'

    어제 고객은 2시 정도에 배 탄 것 같은데 5시 30분이면 새벽을 말하는 것 같잖아.

    왜 새벽부터 설치는거지?

    점심에 잡은 고기로 회떠서 먹고  헤어지려고 하나본데 차라리 잘되었다.

     

    쌕을 메어야할 것 같은데 장비도 없으니 쌕에 들어갈 것도 없고 쉐타랑 비니 챙기고 '이게 뭐 낚시하러 가는 차림일까?' 거울을 보고 웃기기만 했다.

    '닭'님과 문자질만 하다가 통화를 했지만 '몇 분이 오세요?'이런다

    자리가 없고 겨우 한 자리 공석 생겨서 연락했다고 생각했는데 몇 분이라니?

    혼자 가면 안되나?

     

    ‘여자 분인지 몰랐어요'

    새벽에 여자 혼자 낚시하러 간다고 하니 되려 겁나서 일행을 데리고 오라고 하는 것인가?

    (야밤에 여자가 무서울 수도 있다)

     

    문자에다가 대뜸 '전 여자에요' 이럴 수도 없지 않는가.

    낚시를 배워야 한다는 집념이 너무 용기를 냈나보다.

    어제부터 자리가 있다고 하면 다빈사랑님 꼬드겨서 같이 가자고 했겠지만 이 새벽에 어쩌라고ㅠㅠ

    순전히 내 생각이지만 어쩌면 다빈사랑님이 있을지도 모른다.

     

    기사님이 친절하게 불 켜진 곳이 정원호라고 알려주고 '닭'님에게 핸폰을 하니 동 트기 전인지 어둠에 가려 낯 선 사람이 손 짓을 하더니 휙 사라지는데 서로가 민망해서 얼굴도 제대로 못봤다.

    저 사람 의지해야 하는데 막 사라지고 나쁘다.

    꽁짜로 배 태워주고 공석생기니 연락하는 것을 보면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여자 알레르기인가...

    다 내 잘못이니 자급자족해야겠다.

     

    배 갈아 타다가 물에 빠져 죽은 사람도 있다고 하던데~

    균형 감각 4포인트라서 무슨 타이어를 밟으니 기우뚱! 후회하기 시작했다.

    '내가 잠을 못자서 미친게야'

     

    낚시매니아인지 한 가족이 오기도 해서 한결 기분이 가벼워졌고 배가 두둥실 바다로 향하니 상쾌해지면서 차차 분위기 파악이 되었다.

    여자들 중에 한 명이 '닭'님의 부인이고 새벽에 덩그라니 여자 혼자 오니 오해받지 않으려고 외면하나보다.

    멋대로 추측하면서 이 배에서 살아남으려면 물고기 마크를 단 저 무리들과 급 친해져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낚시에 몰두하시는 일지매님에게 "slk 회원인데..." 했지만 어떤 반응도 없으니 일지매는 도대체 왜 일지매인거야?...

    (어쩐지 꽃이 없다, 가짜 일지매닷)

     

    '이 배는 아마도 도우미가 없는게야'

     

    배 멀미 심하면 낚시 못한다고 타박당해서 배 멀미가 최대의 고민이었으니 점점 어지럽기만 하고 내 집 놔두고 뭐하는 짓일까!

    '닭'같은 사람이 말을 거는데 같이 쌩까줬다.

     

    과묵하신 일지매님 옆에 있는 무쏘님이 힐끗 쳐다보는데 왠지 동아줄같은 기분이 들었고 좀 있다가 역시나 무쏘님이 부르는데 일지매님보다 훨씬 키도 크시고 미남이다.ㅎㅎㅎ

    불청객이 맥주 타령할 수도 없고 가뜩이나 어지럽지만 술 안마신다고 하면 냉대당할까 봐서 오미자주를 마시니 헤롱헤롱 무아지경이다.

    '어지러워요'.... 돌겠다.

     

    누군가가 약 두 알을 주는데 정말 아무 생각 없이 한 알을 먹고 한 알은 주머니에 쓱 넣었더니 '두개 다 먹는거에요'하더라.

    약 덕택인지 머리가 맑아졌으나 어지러울 때 받은 약이라서 누가 줬는지 기억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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